2010년. 그때만 하더라도 이 시장을 흔들 다음 거물은 태블릿이라 생각했다. Apple이 처음 iPad를 선보인 후, 삼성(Samsung)은 Galaxy Tab을 준비했고 뒤이어 무수히 많은 기업이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시장에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Mobile World Congress)에서 태블릿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기업도 소비자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태블릿은 아직도 뒤에서 과거의 영광 속에 엉거주춤 서있는 것이다.
물론 잘 둘러봤으면, 한 두 개 정도의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회장 어디 구석에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태블릿의 선두주자인 애플은 MWC에 오지 않았다. 이제 삼성이나 LG같은 전자제품 기업에게도 태블릿은 회사의 미래를 맡길 수 있는 제품이 아니다.
이번 행사는 제쳐둔다 하더라도 삼성이나 소니, HTC, LG 모두 올해 태블릿의 신기종을 밝히지 않았다. 컨퍼러스 중에 그들이 태블릿을 화제에 올렸던 적은 기억하건대 단 한번도 없었다. 소비자의 태블릿에 대한 관심이 희미해졌을 뿐만 아니라, 커다란 전자기업…… 자신들 역시 이 장르의 신제품을 낼 생각이 더 이상 없는 것이다.
분명히 레노버(Lenovo)에서 저가의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발매했다고 외칠 수는 있다. 단지 아무로 모를 뿐이지…… 하웨이(Huawei)가 이번에 MateBook을 발표했다!!! 하지만 그건 엄밀히 말해 태블릿이 아니다. Surface Pro같은 기기로 노트북용 Windows10이 실려있는 기기다.
그러나 이 시장의 판도가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다. 하다못해 Nexus7이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시끌벅적한 목소리는 들려왔다. 하지만 지금은 각 회사의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주력 기종이 무엇인지 그런 사실조차 잘 모른다. 검색을 하다 보면 삼성은 Galaxy Tab S2, LG는 Pad2, Sony는 Xperia Z4 Tablet인 거 같기는 하다. 모두 발매는 지난해에 했다.
그럼 이중에 어떤 것이 베스트인가? 누구도 관심은 없다.
태블릿의 인기가 시들해진 이유는 몇 가지를 들 수 있다. 제일 먼저 태블릿은 상품이 되어 버렸다. 잘 만들어진 태블릿을 10기종 이상 뽑을 수 있으며 모두 200달러 미만이다. 그만큼 기종이 많은 안드로이드 태블릿이지만 서로의 사이에 명확한 차별성이 없다. 그 결과 태블릿은 회사에 이득을 주지 못하는 제품이 되었다.
다음으로 대부분의 소비자의 집에 있는 태블릿은 아직도 충분히 잘 쓰이고 있다. 다른 기종으로 업그레이드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Netflix도 Facebook앱도 지금 있는 태블릿으로 충분하다. 브라우저도 있고 메일도 된다. 교체주기가 길기 때문에 눈앞에 반짝이는 신기종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세 번째로 스마트폰이 커졌다. 올해의 MWC에서 발표된 것 중 눈길을 끄는 스마트폰 기종은 LG전자의 G5(5.3인치 디스플레이)와 삼성의 Galaxy S7(5.1인치 디스플레이)이었다. 처음 삼성의 '갤럭시 노트'가 나왔을 때 5.3인치의 디스플레이를 가졌었다. 그리고 당시 그것을 패블릿이라 불렀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그것은 보통의 스마트폰이다. 대형 화면을 가진 스마트폰이 표준이 되고 사람들과의 통화는 물론 태블릿에서 하던 모든 것이 스마트폰에서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나의 경우를 보면 항상 손을 뻗는 곳에 iPad가 있지만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두 장치를 구분하여 사용하는 것보다 하나로 통일하는 것이 간단하다. 뭔가를 봐야 할 때도 iPhone에서 읽는 경우가 많아졌다. 작은 키보드도 익숙해지면 짧은 블로그의 기사 정도는 충분히 쓸 수 있다.
이제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이다. 태블릿은 잘 달려왔지만 이제 선두집단에 서지 못한다. 물론 iPad는 지금도 잘 팔리고 있지만 Apple은 iPad와 iPhone, 이 둘의 차별화에 너무 열심히 힘을 쏟고 있다. 이제 iPad는 노트북을 리플레이스 하면서 자신들이 말하던 태블릿의 미래에 관한 콘셉을 철회한 것이다.
태블릿의 인기를 만회할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노트북을 리플레이스로 '더욱 진화'하거나, 아티스트를 위한 디지털 캔버스가 되어 준다 던지 등의 그런 뭔가가 필요하다. 시급히 변해야 할 부분이다. 현재 태블릿은 스마트폰을 크게 한 거…… 그것만으로는 매력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