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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을 모집하기 위한 캠페인에서 모집 대상이 "저소득 가정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 있다.

지원자 수는 전년 대비 두 자리 수의 증가를 보였지만, 군대에 대한 동경과 임무에 대한 사명에 불타는 젊은이들은 급증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그 나라는 바로 영국.

 

 

저소득층 청소년들을 저임금 위험한 임무로 몰아가는 현실

계급 의식이 뿌리 깊게 남아 있는 영국에서는 세대주의 직업에 따라 국민을 구분하는 'NRS Social Grade'라는 제도가 존재한다. A에서 E까지 6단계로 나뉘어져 있으며, 경영, 관리직, 전문가 등의 상위 계층은 A(중산층 상위). 관리직, 서기 임원 등은 C1(중산층 하위) 등 배분해 나간다.

 

NRS는 등급과 소득의 관련성을 부정하고 있지만, 소득이 직종에 달려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즉, A가 고소득층인 반면, E는 저소득층이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2017년 초 시작된 영국 군대(The British Army)의 군인 채용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에 대한 요약설명 서류를 입수한 영국의 NPO법인, 소년병 인터내셔널의 보고서에 따르면 군인 채용 주요 대상이 "클래스 C2에서 D, E의 16세에서 24세의 젊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고 지적했다. 이 3개의 계층은 숙련 노동 계급, 비 숙련 노동 계급, 최하급 노동자 계층, 생활 보호 층인 셈이다.

 

캠페인은 "전국 대상, 모든 계층에서의 우수한 인재 발굴"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지만 실제로는 맨체스터, 셰필드, 버밍엄, 카디프, 벨파스트 등 실업률이 높고 노동 계급이 짙은 영국 북부 지역에서의 인재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소년병 국제 프로그램 디렉터 '레이첼 테일러'는 영국 군대는 "분명히 불우한 가정에서 자란 청소년을 유인하려고 한다"며 "이 아이들을 저임금으로 위험한 임무로 몰아 가려는 의도가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한 "자신의 안전보다 공훈을 세우는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강한 16세의 매우 젊은 층의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는 점"도 날카롭게 꾸짖었다.

 

지원자가 2자리 증가한 계급사회의 공허한 현실을 반영?

가디언과 소년병 인터내셔널의 우려는 결코 억측이 아니다.

 

영국 국방부(MOD)에 인력을 파견하고 있는 캐피타피엘시와 영군 군대가 미디어 용으로 발표한 정보에 따르면, 인원 증가가 캠페인의 본래 목적이며, 주요 목표를 "C2, D, E (가구 소득 1만 파운드 이하)에 속하는 16세에서 24세의 젊은이"로 설정한 것이 밝혀졌다.

 

또한, "성인이 된 후에도 독립하지 않은 자녀가 같이 살고 있으며 주거 공간이 압박되는 저소득 세대주"나 "도시 공단 주택 거주 가계가 어려운 세대주" 등도 범주 안에 들어가 있다.

 

영국의 C2, D, E 층은 해마다 감소 추세에 있다고 하지만, 현재도 45.8%로 전체 가구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 군인을 채용하는 캠페인의 광고 대행사 카마라마는 "지원자 수가 전년 대비 두 자리 수의 증가를 보였다"며 인재 확보 전략의 성과를 보고했다.

 

그러나 지원자의 증가는 "저소득 가정의 청소년에게 군대 입대는 많은 선택의 하나가 아니라, 몇 안 되는 대안의 하나"일 뿐이라며, 영국 계급 사회의 공허한 현상을 반영하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