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기내식은 종종 역겹다. 몇 백 달러(수 천 달러)를 써도 비행기를 탄 승객에게 제공되는 것은 허술한 쟁반에 고무처럼 단단한 치킨, 분말로 만든 으깬 감자에 드레싱을 담은 아담한 샐러드 뿐이다.

미국의 항공사 사이에서는 적어도 일등석과 비즈니스 석 승객의 기내식을 개선하자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얼마 전 로스 앤젤레스 자 호주 시드니 간을 15시간 만에 잇는 직행 편을 취항시킨 아메리칸 항공은 기내식 메뉴를 발표했다.일등석 승객은 2010년 산의 물 펜 폴즈 그랜 지 쉬라즈 와인(보통 1개의 850달러 정도)과 레드 와인 소스가 곁들여진 쇠고기 등심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이코노미 클래스 승객에게 제공되는 것은 땅콩뿐이다.

 

요리 역사가로 "Food in the Air and Space : The Surprising History of Food and Drink in the Skies (기내와 우주의 식사 : 하늘에서 음식과 음료에 대한 놀라운 역사)"의 저자이기도 한 '리처드 포스 ( Richard Foss)' 씨는 10년 이상에 걸쳐 기내식을 연구했다. 그와 함께 기내식의 역사를 되돌아보자.

 


비행기가 교통 수단으로서 일반화 된 것은 1930년이다. 이때에는 일등석과 일반석의 구별이 없었다. 미국의 항공사는 승객이 비행 중에 느끼는 불쾌함을 해소하기 위해 무료 샌드위치나 간단한 식사를 제공했다.

승객에게 샌드위치와 커피를 제공하는 아메리칸 항공의 승무원 (1935 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항공 기술을 크게 향상되어 기체가 대형화 되었다. 비행 중에도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게 되면서 기내식의 선택 사항이 늘었다.

독일 항공사 루푸트 한자 에서 승객을 대접하는 요리사 (1958)

 


지금처럼 좌석의 따른 편성이 없었기 때문에, 고급스런 메뉴가 종종 제공되곤 했다.

1950 년대의 기내식

 

 


1950년대 들어서면서 더 나은 기내식을 제공함으로써 비싼 요금 설정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 항공사는 일등석과 일반석을 나눴다. 이 때문에 2개의 주방에서 식사를 만들 필요가 생겨 승무원의 부담은 커졌다. 그리고 이때부터 항공사들은 기내식을 냉동식품으로 바꾸게 된다. 이것을 통해 폐기 물품이 줄고 비행기 내에서도 승무원이 짧은 시간에 식사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1958년 광고를 엿보면 팬 아메리칸 항공은 하얀 식탁보위에 '5분 간 조리한' 전채 요리를 내놓았다.

디저트를 제공한 1950년대의 기내식

 

 


1978년 이전, 미국의 항공사에는 <동일 노선 - 동일 요금>의 운항이 의무화되어 있었다. 이코노미 클래스와 퍼스트 클래스에서 제공하는 기내식이 경쟁사와의 차별화 열쇠였다.

일반석조차 전채 2종류와 야채, 샐러드, 디저트, 칵테일 중 어느 하나를 승객에게 제공하도록 법률로 정해져 있었다.

1960년대 뉴질랜드 항공의 기내식

 

 


 

1960~670년대 미국 국내선, 국제선 모두 이코노미 클래스 기내식이 가장 훌륭했던 시기이다.

1960 년대에는 기내식으로 랍스터를 제공했다

 

 


1978년 규제 완화 이후, 비행기를 이용한 여행의 대중화와 함께 많은 항공사에서 기내식을 단순화 시키고, 이코노미 클래스에서는 기내식 자체를 없애는 곳이 나왔다. 퍼스트 클래스 승객에게는 여전히 고급 식사 제공이 이어졌다.

1975 년 퍼스트 클래스 기내식

 

 


기체가 좀더 대형화되고 비행 속도의 향상에 따라 모든 승객에게 고급 기내식을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서비스의 질이 저하되는 한편, 항공사들은 1980년대에 고객 로열티를 구축하는 단골 손님을 위한 전용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렇게 이코노미 클래스와 퍼스트 클래스의 기내식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루프트 한자 비즈니스 클래스 기내식 (1998 년)

 

 


기내에서의 요리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을 거듭해왔다. 기내식 냉동 재가열 기술도 크게 향상되었다. 이코노미 클래스의 기내식 폐지나 질 낮은 기내식 제공은 승객에게 고액의 요금을 받기 위한 "무언의 압력"일지도 모른다.

퍼스트 클래스와 비즈니스 클래스의 기내식은 계속 진화했다. "이것은 이코노미 클래스에서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한 1가지 방법"이기도 했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 항공에서는 기내식에 연간 5억 달러를 투자하고 이중 1600만 달러 이상을 와인에 투입한다.

싱가포르 항공의 기내식을 준비하는 요리사

 

 


비즈니스 여행객은 마일리지를 사용하여 무료 항공권을 얻는 대신 좌석을 업그레이드 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항공사 수익에 있어, 이코노미 클래스 승객은 하이 클래스의 고객만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유나이티드 항공의 사장 '스콧 커비 (Scott Kirby)'는 지난 해 10월 고객의 85%는 자사를 이용하는 횟수가 1년에 한 번도 안 된다며 이는 회사 전체 수익의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즉, 회사 수익의 절반은 15%의 단골 고객이 가져다 준다는 것이다. 다른 항공사도 비슷한 상황이기 때문에 고객층을 구분하고 일등석 승객에게 보다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미를 둔 것이다.

싱가포르 항공의 기내식

 

 


아메리칸 항공은 지난해 하반기 고객 만족 향상을 위한 노력으로 2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퍼스트 클래스의 기내식을 새롭게 개편했다. 비행 시간에 따라 다르지만 승객들은 치즈 마리네의 전채, 계절 야채에 페퍼 크림 드레싱을 곁들이고, 여러 종류의 빵에 냉 새우와 아이오리 타라곤 소스, 디저트 아이스크림을 추가 비용 없이 먹을 수 있다.

 

 


다른 항공사도 유명 셰프에 협력을 구해 일등석의 메뉴를 고안하고 있다. 영국 항공의 기내식은 유명 세프 Heston Blumenthal가 고안한 메뉴에 고등어 구이 같은 일품도 제공한다.

영국 항공의 기내식

 

 


델타 항공에서는 일등석 승객에게 인기 요리 프로그램 '아이언 셰프'에서 승리한 Michelle Bernstein가 고른 석류 풍미의 양구이와 안심 스테이크 등 5종의 코스 메뉴를 만들어 냈다. "퍼스트 클래스의 기내식 질을 올리는 것으로, 항공사는 이코노미 클래스와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코노미 클래스 승객에게 제공되는 트레이에는 여전히 중학교 급식에나 사용되는 듯한 음식이 제공되고 있다.

 

[관련 있는 글]

[비즈니스/직장인 라이프] - 세계를 여행한 블로거가 선택한 기내식 베스트5

[비즈니스/직장인 라이프] - 회사 생활에서 인정받는 직원이 되기 위한 7가지 방법

[과거글] - 제4차 산업혁명이 만들 세상 예측해보기

[과거글] - 제 4차 산업혁명에 얽힌 다섯 가지 오해